내가 일본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이유

일본에서 유학생 시절을 보내면서 친구들과 스타벅스에 가끔 가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스타벅스의 개미지옥에 빠진 거는 2년전 이사를 해서 집 근처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것과 모바일 회원이 되면서 부터입니다. 선불카드를 구입해서 모바일에 넣어두고 사용하면 모바일 주문도 가능하고 리워드도 쌓이게 되고 새로운 매장을 들를 때마다 스탬프도 받습니다. (32개 받음. 애 같이 스탬프 찍힌 거 보고 흐뭇해 하는 나) 2022년 모바일을 사용하고나서 리워드를 신경 안쓰다가 (사실 리워드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2023년 쌓인 리워드로 커피 콩을 3개나 교환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리워드 때문에 마시는 게 아니고, 마시다보니 리워드가 쌓여서 어디에 쓸까하다가 커피 콩으로 바꾸게 된거지만요.
며칠전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뒤에서 한국인 관광객 3명이 이야기 나누는 걸 들었습니다. 버스창 너머에 보이는 스타벅스 매장을 보고 하는 소리 같았어요.
"일본 스타벅스 가 보고 싶다." "뭐 비슷하겠지. 비싸지 않아?"
아, 정말 고개를 돌려서 말해주고 싶었는데, 이상한 아줌마로 보일까봐 참았습니다.
톨 사이즈(350m) 기준으로 드립커피가 390엔(세금 포함)입니다. 그리고 "원 모어"라는 게 있습니다. 같은 톨 사이즈 "한 잔 더" 110엔에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첫 잔 마신 날에 한해서 같은 매장도 괜찮고 다른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사용가능합니다. 그럼 두 잔에 500엔이죠. 한 잔에 250엔 한국돈 2300원입니다. 친구랑 둘이 가서 한 잔 시키고 원 모어로 시켜서 마셔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원 모어는 일반 구입에도 모바일 구입에도 적용되고 대면 주문은 영수증에 쿠폰이 있고 모바일 주문은 e-티켓으로 나옵니다. 드립 커피 마시고 영수증 잘 보관하세요. 참 훌륭해요. 일본 편의점 커피 톨 사이즈 기준으로 200엔 정도니 별차이 없죠. (전 편의점 커피도 좋아합니다. )




오늘 난바에서 친한 언니와 아이들과 같이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에 갔는데 언니가 쇼트사이즈 한 잔을 마셨어요. 그래서 저에게 "원 모어" 티켓이 있었습니다. 쇼트 사이즈(240m) 350엔 입니다. 마침 리워드도 쌓였겠다 낮에 봐 둔 커피를 산책 좀 할 겸 저녁때 나가서 동네 스타벅스에 가서 원모어 100엔과 리워드로 커피 콩 오버된 가격 포함해서 167엔 지불했습니다. 티켓이 1900엔짜리니 제일 비싼 콩 사려고 마음 먹고 "과테말라 카시 시에로"로 교환했습니다. (54엔에 리워드 별1개, 별 400개와 1900엔짜리 커피 콩 또는 차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로 2년간 커피 3개 교환했으니 약 6만엔 어치 마신거네요. (몇 잔이야 도대체)
"콩 갈아서 드릴까요?" "아뇨."
"샘플 콩 넣어도 될까요?" "아, 네. 고마워요. 뭐 주세요?"
"지금 구입한 커피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 된 건데 맛이 산뜻하고 가볍습니다. 혼주라스, 지금 가져가시는 드립 커피도 이거에요." "아 입구에서 봤어요. 이거랑 (카시 시에로) 고민했는데 다음에 먹어볼까 했거든요."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혼주라스 마카라의 소개문대로 온화하고 밝은 기분으로 만들어주는 커피로 1년을 시작하고 싶어서 고민했었거든요. 저는 커피 전문가도 아니고 커피맛 리뷰도 잘 못합니다. 향이 좋다 맛있다 맛없다 이렇게 밖에 표현을 잘 못하고 어디산 커피냐 어떻게 볶았냐 이런 것도 잘 모릅니다. 그냥 들고 오는 드립 커피를 마셔보니 무겁지 않고 산뜻해서 아침에 마시기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스타벅스 커피니까 좋아서 라기보다 리즈너블한 가격과 인터넷 빵빵한 환경이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특히 우리 동네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 매우 친절합니다. 얼굴 표정 찌푸린 거 잡담을 한 다거나 한 번 도 본 적 없습니다. 다들 온화한 분위기에요. 제가 카공족은 아니고 노트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서 편한 분위기, 리즈너블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 와이파이 잘 되니(1시간마다 와이파이 사용버튼 눌러야 합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를 더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모바일 오더, 리워드도 그렇지만 게다가 물통이나 머그컵도 예쁘잖아... 이제는 구입을 잘 안하지만 시즌별로 특별한 디자인의 물통이나 컵이 나오면 예뻐서 구입을 한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또 나라별 지역별 한정 굿즈. 작년 11월에 벤쿠버에 갔었을때도 커피는 안마셔도 캐나다라고 써 있는 물통은 사 왔습니다. 카모마일 차, 호지차 라떼, 마차 라떼도 즐겨 마십니다. 그냥 다 맛있어요. 아래는 오늘 보고 만져보기만한 난바 매장에서 본 바리스타베어들과 일본, 오사카 한정 굿즈 사진입니다. 너무 귀엽잖아.



원모어 개꿀이네
안하면 손해 같지요~
원모어, 커피콩 샘플!! 둘 다 새로운 서비스네요

스벅 세계별류 텀블러나 머그잔 모으는게 취미인분들도
많으실 정도로 나라별로 마케팅이 잘 되어있는
세계적인 기업카페임은 틀림없네요
그리고 제 눈에는 특히 한국이랑 일본 매장이
제일 아기자기하고 예쁜것 굿즈가 많은것 같아요~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 매장에서 고려청자 무늬 디자인을 한 텀블러를 구입한 적이 있어요. 미국 기업인데 아시아 분위기와의 조합도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